당신이 먹던 홍합, "홍합 아닐지도 몰라"
당신이 먹던 홍합, "홍합 아닐지도 몰라"
  • 박연수
  • 승인 2018.01.12 14:34
  • 조회수 43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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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겠다.짬뽕. 출처: fotolia

홍합은 훌륭한 요리 재료입니다. 천연 조미료이기도 하죠. 홍합은 오장을 보호하고 여성의 빈혈이나 노화를 방지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그런데 여러분이 홍합이라고 알고 드시는 이 홍합! 정말 홍합 맞나요? 책 <바다맛 기행 2>를 참고하면 제가 알고 있는 홍합은 홍합이 아니라 '진주담치(지중해담치)'일지도 모릅니다. 우리 토종 홍합은 '참담치'라고도 부른다고 해요.

 

책상에서 즐기는 바다여행~ 

이 담치라는 이름은 조선 시대 '담채'라고 부르던 것에서 기원했을 거라고 하는데요. <바다맛 기행 2> 책을 보면 조선 시대에는 홍합을 담채라고 불렀다는 기록이 있다고 해요. 1820년경 서유구가 지은 어류학에 관한 기술서 <난호어목지>에는 홍합을 채소처럼 짜지 않고 달다고 해서 짜지 않은 채소, 담채라 부른다고 설명하고 있죠. 또 홍합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살이 붉은 것에서 유래한 거래요. 지금도 말린 홍합은 '담채'라고 부르기도 한대요. 

 

그리고 지중해 담치가 우리나라에 들어오자 진짜 담치라는 뜻의 '참담치'라 한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지중해담치는 책에서는 '진주담치'라고 명명하는데요. 한국수산과학원은 '진주담치'를 '지중해담치'라는 공식 이름으로 정해 바꿔 부르기로 했대요. 저도 '지중해담치'라고 부를게요!

 

지중해담치는 고향이 '서유럽'

 

한국학중앙연구원과 한국수산과학연구원의 자료를 보면 진주담치는 홍합과 생김새가 비슷합니다. 그런데 '껍데기가 홍합처럼 두껍지 않고 매끈하며 윤이 난다'는 설명이 나오는데요. 무척 흔하기 때문에 우리가 '홍합'이라고 알고 먹는 음식이 사실 지중해담치인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국내 홍합류 소비의 약 90% 정도를 차지하고 있대요.

 

<바다맛 기행 2>에 따르면 지구에는 250여 종의 홍합이 사는데요. 이 중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건 홍합, 지중해담치, 동해담치, 털담치, 비단담치 등 13종입니다. 그중 우리 식탁에 자주 오르는 종은 '지중해담치'와 '홍합'입니다.

 

바다맛 기행. 출처: 자연과생태

지중해담치는 서유럽이 원산지입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배의 바닥에 붙거나 선박평형수에 유생으로 포함돼 국내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유럽이나 지중해로 화물을 실어 나른 배가 그곳에서 화물 대신 평형수를 배에 채웁니다. 그러고는 부산이나 마산으로 들어오는 과정에서 딸려왔을 거라고 설명합니다. 참고로 선박평형수는 화물을 내린 배가 빈 배로 이동할 때 배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탱크에 채우는 바닷물을 말합니다.

 

지중해담치는 바위, 밧줄, 방파제, 어망, 배 밑 등 어디든지 붙어서 군락을 지어 자란다고 해요. 이런 특성으로 '대항해 시대'와 '세계대전' 시기를 거쳐 방방곡곡으로 퍼지게 된 거죠. 한국산 모시조개가 미국 LA 앞바다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있는데 같은 이유 때문입니다.

 

홍합? 지중해담치? 뭐가 달라?

 

지중해담치는 마산만과 거제, 여수의 가막만 일대에서 대규모로 양식됩니다. 껍데기가 두껍지 않고 크기는 홍합의 절반 정도입니다. 

 

좌측이 홍합, 오른쪽이 진주담치. 출처: 자연과 생태

홍합은 2~3년 정도 자라야 식용으로 쓸 수 있을 만큼 큽니다. 반면 진주담치는 1년 정도 양식하면 7cm로 자라 시중에 유통된다고 합니다. 진주담치는 연안 갯바위에서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위 사진 오른쪽이 진주담치인데요. 검은빛 껍데기에 광택이 나며 매끄럽습니다. 대량 양식으로 자라기 때문이라는군요.

 

<바다 맛 기행 2> 책을 보면 홍합은 깊은 바닷속 바위에 붙어살기 때문에 해초 등이 껍데기에 붙어 지저분하대요. 반면 지중해담치는 물이 빠지면 햇볕에 노출되고 파도에 씻기는데요. 이러다 보니 껍데기에서 부착생물이 자라기 어려워 말끔한 편이라고 합니다.

 

영양 성분은 비슷해

 

지중해담치는 토종 홍합의 맛을 따라갈 수는 없지만 영양 성분은 비슷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국립수산과학연구원의 자료를 보면 홍합과 지중해담치에는 타우린과 글리신 아미노산, 유기산 등이 많이 들어있습니다. 타우린은 시력 회복, 당뇨병 예방, 콜레스테롤 수치 상승 억제 등의 효과가 있습니다. 

 

또한, 비타민 B12와 철분, 아연 등의 미네랄도 풍부하다고 합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지중해담치의 주 생산지인 경남 및 전남 연안의 양식장을 관리하고 있는데요. 우리나라 및 미국, EU등 국제기준에 부합하도록 위생 안전을 관리해서 국민들이 안심하고 지중해담치를 먹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경남대학교 산학협력단 이승철 교수팀은 10개월 동안 홍합의 효능을 연구했는데요. 홍합은 원활한 두뇌 활동을 돕고 관절에 좋은 오메가-3 지방산 함유량이 많았다고 합니다. 또한, 간 기능을 보호하고 동맥경화와 고혈압 예방에도 좋다고 합니다.

 

늬들이 홍합인 걸 이제 알겠다. 출처: 바다맛 기행2

홍합은 숙취 해소에도 효과가 있습니다. 다이어트 식품이기도 하죠. 이승철 교수는 "홍합 추출물을 첨가한 비만 세포를 관찰한 결과 홍합이 지방 축적을 억제하고 있음을 밝혀냈다"고 설명했습니다.

 

홍합 어떻게 먹나요?

 

해감부터 해야겠죠? 홍합 요리를 하려면 우선 굵은 소금을 뿌려 문질러 씻어야 해요. 조금 더 위생에 신경 쓴다면 밀가루를 뿌린 후 주물러주면 껍데기가 깨끗해집니다. 홍합에 붙은 털은 제거해야 합니다.

 

가장 익숙한 요리는 홍합탕입니다. 홍합탕은 손질한 홍합이 잠길 만큼 물을 붓습니다. 다진 마늘을 넣어 끓인 다음 매운 고추를 가미해 얼큰하게 국물 한 숟가락 딱! 떠먹으면 시원한 행복감이 밀려오죠.

 

홍합밥도 일품입니다. 말린 홍합을 30분 이상 물에 불려야 합니다. 콩나물과 버섯, 은행을 함께 넣어 먹으면 더 맛있대요.

 

홍합밥. 출처: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미역국에 홍합을 넣기도 하고, 전을 부치는 방법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오늘 저녁 재료는 홍합으로 해야겠네요.

 

맛있겠다... 출처: 바다맛기행2

늦봄과 여름 사이에는 조심!

 

늦봄과 여름에는 홍합이 산란하는 시기라고 합니다. 이때는 삭시토닌(Saxitoxin)이라는 독소가 나오는데요. 이때 잘못 먹으면 안면 마비, 언어장애, 식도와 기도 마비로 인한 호흡곤란 등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심한 경우 목숨이 위태롭다고 하니 겨울에 많이 드셔요! 참고 자료 첨부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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