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체를 구성하는 주요 유기 화합물인 지질을 분석하는 새로운 방법이 개발됐다고 합니다. 수작업 중심으로 진행되어 오던 지질 분석기술의 자동화 및 고속 분석이 가능해질 전망인데요.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바이오융합분석본부 생의학오믹스연구팀 방글 연구원, 김영환 박사, 김정아 박사 연구팀은 고흡수성 수지와 마이크로칩 기술을 응용해 새로운 지질 분석 기법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고려대 정석 교수가 공동연구자로 참여한 이번 성과는 지난 11월 분석화학분야 저명 저널인 <Analytical Chemistry> 온라인판에 게재됐습니다. 논문 제목은 'On-chip lipid extraction using super absorbent polymers for mass spectrometry' 입니다.
연구팀은 기저귀 재료로 흔히 쓰이는 고흡수성 수지를 이용했습니다. 고흡수성 수지는 수용액 상태의 시료에서 수용액을 흡수해 고분자 겔로 변하면서도 유기용매는 흡수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또한, 부가적인 반응도 일으키지 않는 점에 착안해 겔 속에 흡수된 지질을 유기용매로 빠르게 용해시키는 고체-액체 층분리법을 고안해냈다고 합니다.
또한 미세유체기술을 이용해 소형 마이크로칩에 고흡수성 지질 추출 원리를 적용함으로서 다수의 시료를 효과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소형 디바이스도 선보였습니다.
기존의 방법은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다 분리 층에서 지질을 추출하는 과정에서 시료의 오염·손실가능성이 높아 실험자의 숙련도가 요구됐었는데요. 이번 신개념 추출법의 개발로 수 시간이 걸리던 지질 추출을 10분 만에 할 수 있게 됐고 저렴한 소형 키트, 미세유체 디바이스 등의 분석 키트의 개발과 고속·대량의 시료 추출을 위한 자동화기기로의 적용이 가능해습니다.
또한 추출효율이 우수해 혈액, 세포 및 조직 등의 생체 시료와 같이 수용액 기반의 극미량의 시료에서도 효과적으로 추출이 가능해져 지질과 관련된 질환의 바이오마커 발굴 및 진단검사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KBSI 김정아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는 60년 가까이 한 가지 방법에 머물러 있던 지질 추출 방법에 있어 새로운 전환이 될 것”이라며, “다양한 분석 전처리 과정 뿐 아니라 지질을 바이오 마커로 활용하는 질병진단키트 등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후속연구를 수행할 예정” 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