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시끄럽거나 너무 조용해도…'칵테일파티 효과'
너무 시끄럽거나 너무 조용해도…'칵테일파티 효과'
  • 박연수
  • 승인 2017.12.07 14:14
  • 조회수 728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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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을 즐겁게 맞이할 준비들 하고 계신가요? 한 해가 뉘엿뉘엿 저물고 있는데요. 저는 송년회도 할 겸 친구와 함께 'Degesbe'라는 춤 공연을 관란했어요. 문화생활 문외한인 저를 친구가 데려가 주었죠.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춤 공연 후 애프터 파티에서 노래도 불러주고, 다 같이 춤도 췄거든요. 시끌벅적 축제 분위기였습니다. 

 

저도 파티를 즐겼어요. 출처: fotolia
저도 파티를 즐겼어요. 출처: fotolia

웅장한 음악소리 속에서도 친구와의 대화는 계속됐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궁금해졌어요. 이렇게 시끄러운데 어떻게 대화를 할 수 있을까. 

 

정답은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 게 바로 '칵테일파티 효과'인데요. 책 <실험심리학 용어 사전>, <상식으로 보는 세상의 법칙>을 보면 칵테일파티 효과란 여러 사람의 목소리와 잡음이 뒤섞인 상황에서도 본인이 흥미로워 하는 이야기는 선택적으로 들을 수 있는 현상을 가리킵니다. 인지과학자 콜린 체리(Colin Cherry)가 붙인 이름이에요. 

 

평소 김건모 팬인 저로선 '김건모' 이름만으로도 번쩍!
평소 김건모 팬인 저로선 '김건모' 이름만으로도 번쩍!

1953년 영국 왕립 런던 대학에서 일하던 콜린 체리는 재미있는 실험을 진행합니다. 피실험자들에게 헤드폰을 나눠주고 같은 목소리로 서로 다른 내용을 양쪽 귀에 동시에 들려주었습니다.

 

실험 결과 그들은 두 가지 내용을 양쪽 귀로 동시에 들을 때 자신이 듣고자 하는 이야기를 구별할 수 있었습니다. 관심 없는 이야기에는 집중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자신에게 필요한 소리만 선택해 '집중'한 거죠.

 

내 마음이 들리니? 출처: pixabay
내 마음이 들리니? 출처: pixabay

실제로 뇌의 움직임이 이런 현상을 일으킨다는 연구 결과가 국제학술지 <Nature> 인터넷판에 실렸습니다.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 니마 메스가라니(Nima Mesgarani)와 에드워드 창(Edward Chang)은 실험에 자원한 중증 간질환자 3명의 뇌 움직임을 관찰했습니다. 

 

환자들은 수술을 위해 뇌 청각 영역(측두엽)에 전극을 삽입한 상태에서 녹음된 음성을 들었습니다. 그들의 뇌 반응을 관찰하자 특정 주파수에 반응하는 뇌 신경세포 그룹의 움직임을 볼 수 있었고 높낮이에 따라 신경세포의 움직임이 달라졌다고 합니다.

 

뇌의 움직임에 변화가 있었대요. 출처: pixabay
뇌의 움직임에 변화가 있었대요. 출처: pixabay

연구진은 지원자들에게 특정 단어를 하나 알려준 후 두 남녀의 대화를 들려줬습니다. 특정 단어가 나온 후로는 그 단어를 말한 사람의 목소리에만 집중하라고 했죠. 

 

특정 단어가 나오기 전 지원자들은 다들 남녀 둘 중 한 명에 집중했습니다. 그러다가 특정 단어를 듣는 순간 지원자의 뇌는 일제히 그 단어를 말한 사람의 목소리만 처리했다고 합니다.

 

듣고 싶지 않은 소리가 자꾸 들려도?!

 

그런데 말입니다. 시끄러운 지하철, 옆 사람의 이어폰에서 새어나오는 거친 음악소리가 듣기 싫을 때가 있죠. 저 멀리서 크게 통화하는 사람의 목소리는 어떻고요. 듣고 싶지 않은 소리인데. 위 실험 결과에 비춰보면 내가 그 소리에 집중하지 않는다면 안 들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도서관에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의자 끄는 소리, 소곤소곤거리는 소리, 컴퓨터 타자 두드리는 소리는 유독 크게 들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ㅠㅠ..출처: facebook/모르면 손해
ㅠㅠ..출처: facebook/모르면 손해

칵테일파티 효과가 듣는 사람이 주의가 산만하기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합니다. <프로이트의 말실수> 책을 참고하면 주의 집중을 잘 유지하는 못하는 사람이 칵테일파티 효과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고 하는데요.

 

쉿. 출처: facebook/모르면 손해
쉿. 출처: facebook/모르면 손해

집중을 잘 하지 못하기 때문에 '귀를 반 쯤 열어' 두고 다른 소리에도 귀를 기울인다는 겁니다. 공부에 집중하지 못하기 때문에 의자끄는 소리, 지퍼소리, 볼펜을 딸깍거리는 소리가 더 잘 들리는 거죠. 

 

<부동의 심리학> 책에서는 좀 더 직설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인지 능력이 낮은 사람은 한 가지 일에 집중하기 보다는 모든 일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짚어주는데요.

 

이 쪽지를 받으신 분은..숨을..? 출처: facebook/모르면 손해
이 쪽지를 받으신 분은..숨을..? 출처: facebook/모르면 손해

취업난 속 고군분투하는 청년들이 많은 요즘. 부모님 생각, 취업 걱정 등 다른 일에 신경쓰다가 마음의 여유마저 사라져 가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도서관 등 공공 장소에서 타인을 신경쓰이게 만드는 일은 스스로 삼가는 배려가 중요한 건 당연지사입니다.

 

그저 여유 없는 이 시대에, 칵테일파티 효과 속에서 더욱 괴로워하는 청춘이 이 콘텐츠를 보지 않을까 싶어서 만들어봤습니다. 현재를 살아가는 모든 취준생 및 공시생 여러분, 꿈을 이루길 기원합니다. 

 

도서관에서 책을 보며 '칵테일파티 효과' 겪으며 신경 쓰이는 일 말고 목표 달성하셔서 진짜 '칵테일파티'를 열기를 기원하며 김연자 선생님의 이 노래를 띄웁니다.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위해 모두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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