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없는 개”…이 로봇이 섬찟한 이유는?
By 이웃집편집장
2017-11-17 13:12:52 7989
저리갓! 출처: Boston Dynamics


이웃님들 혹시 이 영상을 보신적 있으신가요? 발에 차인 로봇이 넘어질 듯 말 듯 하다 균형을 잡는 이 영상은 한 때 인터넷 상에서 널리 공유됐는데요. 대체로 신기하다는 반응이 나왔습니다. 미국의 로봇 전문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Boston Dynamics)가 유튜브에 공개한 것인데요. 화면에 등장하는 로봇은 2015년 발표된 '스팟(Spot)'입니다.


개를 닯은 로봇 '스팟'은 이전 버전 '빅 도그(Big Dog)'보다 크기는 줄었고 움직임은 실제 동물처럼 더 유연해져 사람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스팟 미니' 오리지널 버전. 가정용다운 귀요미 외모(?) 출처: Boston Dynamics


이 다음 모델인 '스팟 미니'가 지난해 처음 출시됐습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이 오리지널 스팟 미니에 대해 '사무실이나 가정용으로 알맞은 작은 크기'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완전 충전시 90분 정도 작동합니다. 센서에는 입체 촬영 및 심도 감지 카메라, 관성 측정장치 등이 장착됐고 다리는 위치와 힘을 감지한다고 하네요.


로봇 형제들. 출처: Boston Dynamics


위 사진을 보면 지금까지 보스턴 다이내믹스에서 발표한 주요 제품들을 한 눈에 볼 수 있습니다. 맨 왼쪽에는 인간 모양의 휴머노이드 타입 ATLAS 제품군 초기 모델이 보입니다. 그 다음으로 스팟 미니, 스팟, 와일드 캣, 빅 도그로 보이는 로봇들이 진열돼 있군요.


각 제품들은 군용 수송 목적으로 개발된 모델부터 빠르게 달릴 수 있는 모델, 가정용 모델 등 그 목적에 따라 다양한 크기와 기능을 가지고 있다고 하네요. 


신제품 '뉴 스팟 미니(New Spot Mini)' 섬찟?!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최근 신제품 '뉴 스팟 미니(New Spot Mini)'를 공개했습니다. 유튜브에 '새로운 스팟 미니(The New Spot mini)'라는 제목으로 선보였는데요. 이전보다 깔끔해진 외관이 눈에 띕니다. 전작들과 달리 매끈한 마감재로 제작됐고 밝은 노란 색도 눈에 띄네요.


예고 동영상이기에 자세한 스펙은 나오지 않았는데요.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스팟 미니 시리즈가 자사 제품중 가장 소음이 적다고 홍보하고 있습니다. 


다 보고있다. 출처: Boston Dynamics


특히 영상 중간쯤 마치 카메라를 인지하고 응시하는 듯한 제스처가 인상적이네요. 코너를 돌기 앞서 전방을 탐지하는 것처럼 보이는데요. 이 장면이 '섬찟했다'는 반응도 나옵니다. 심지어 '징그럽다' 혹은 '소름이 끼친다'는 지적도 적지 않은데요.


미국 매체 <쿼츠(QUARTZ)>는 이 로봇을 두고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아직도 오싹한 로봇을 만들고 있었다'면서 '당신을 악몽 꾸게 할 기괴한 로봇을 또 다시 들고 나타났다'고 보도했습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머리 없는 로봇 개가 당신에게 악몽을 선사할 것"이라는 제목으로 관련 소식을 전했고, 미국 매체 <더 버지(The Verge)>는 "그래도 전작에 비해 덜 기괴해졌다"라고 평가했습니다. 


저희 에디터 중에도 이 로봇을 보자마자 '목 없는 개'가 떠오른다면서 몸서리 친 사람이 있는 걸 보면 이런 느낌이 꽤 보편적으로 드는 것 같습니다.


'불쾌한 골짜기(uncanny valley)'에 도달했기 때문


이러한 현상을 두고 미국 매체 <슬레이트(Slate)>의 마크 오코넬은 이 로봇을 프랑켄슈타인에 비교하며 '불쾌한 골짜기(uncanny valley)'이론으로 설명을 합니다.


불쾌한 골짜기란 일본의 로봇 공학자 모리 마사히로가 1970년 소개한 이론입니다. 로봇이 사람의 모습과 흡사해질수록 인간이 로봇에 대해 느끼는 호감도가 증가하다가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거부감으로 바뀐다는 게 골자입니다. 특이한 건 그러다가 로봇의 외모와 행동이 인간과 거의 같아지면 호감도는 다시 증가한다는 건데요. 



비슷함이 어느정도에 다다르면 호감도가 급격히 감소합니다. 출처:Asif A. Ghazanfar&Shawn A. Steckenfinger/PNAS


위 그래프의 검은색 실선을 보면 인간과의 유사성을 뜻하는 x축 값이 증가함에 따라 y축의 호감도 수치도 증가 추세를 보이다가 어느 순간 크게 감소합니다. 


 
편집장 딸이 이 사진 보더니 "엄청 징그럽다 아빠!"라고 함. 출처: Yoshikazu Tsuno/AFP/Getty Images

 

즉, 닮으면 닮을수록 호감이 높아지는 것만은 아니며, 인간이 아닌 것이 지나치게 인간과 닮아 있으면 불쾌함이 느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오코넬은 이 로봇에 대해 "금속 부품으로 이루어진 것이 분명한 이 로봇의 다리를 봤을 때 마치 진짜 생명체가 움직이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고 매우 혐오스러웠다"면서 불쾌한 골짜기 이론과 연관지어 설명했습니다. 


이 분이 다 뜻이 있어서 그렇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출처: Steve Jennings/Getty Images for TechCrunch


한편 이 같은 반응을 아는지 모르는지,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CEO 마크 라이버트(Marc Raibert)는 과거 자사 로봇 디자인에 대해 "유기적인 디자인(organic design)"이라면서 실제 생물 모양을 본떠 만들어 불필요한 부분을 최소화시켰다는 취지로 말한 적이 있습니다. 


이는 결국 효율적인 로봇을 만들어 실생활에 도움을 받겠다는 것처럼 들리는데요. 실제로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개최된 미래 투자 이니셔티브(Future Investment Initiative)에서 라이버트는 "사람이나 동물이 하는 일을 대신해 줄 수 있는 로봇이 있다면 정말 유용할 것"이라고 강연했다고 합니다. 


이웃집편집장(editor_in_chief@scientist.town)

김동진 수습 에디터(kimdj84@scientist.t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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