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에 또 임신하는 경우 "진짜 있다"
By 이승아
2017-11-16 23:33:55 189297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대리모가 쌍둥이를 출산했습니다. 여기까진 대리모가 쌍둥이를 낳은 평범한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검사 결과 두 아기 중 한 아이가 대리모의 친아들로 판명돼 충격을 줬습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요?


앨런 가족. 출처:johnchapple.com/MEGA


우선 태어난 쌍둥이 모두 곧바로 대리모를 맡긴 원부모에게 보내졌습니다. 그러나 쌍둥이라기엔 태어난 아기의 얼굴이 너무 달랐죠. 앨런과 대리모를 맡긴 어머니는 두 명의 아기들 중 한 아이의 정체가 궁금해졌습니다.


놀랍게도 DNA 테스트 결과 앨런이 이 아이의 생물학적 부모라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하지만 법적으로 아기가 그녀의 자식이 아니었기에 대리모 앨런이 자신의 아기를 찾는 소송을 냈습니다. 출생 후 10달이 지나서야 그녀의 아기를 돌려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게 바로 중복임신


임신 주기와 호르몬. 출처:Wikimedia Commons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요? 이는 중복임신(superfetation)이라는 의학적 현상입니다. 중복 임신은 이미 임신 사이클이 진행되고 있는 도중 또 임신이 되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난자와 정자가 수정돼 자궁에 착상하면 황체가 일정 기간 프로게스테론을 계속 분비합니다. 이 호르몬은 임신이 유지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또한, 추가로 배란이 되는 걸 억제하는데요. 일반적인 임신 주기에 따른 호르몬 분비를 생각하면 중복임신이 일어나긴 힘듭니다.


앨런은 중국계 부부의 대리모였습니다. 대리모는 두 가지 방법으로 이뤄집니다. 통상적으로는 대리모 자궁에 인공적으로 남편의 정자를 투여하는 방법이 많이 쓰입니다. 대리모 자궁에서 수정된 태아는 생물학적 어머니인 대리모가 출산하고 법적 부모에게 보냅니다.


그런데 앨런은 이런 방식이 아닌 IVF(In Vitro Fertalization)라 불리는 착상 기술을 사용했습니다. 이 기술은 어머니의 난자를 아버지의 정자와 수정시킨 다음 대리모의 자궁에 착상시켜 아기가 태어날 때까지 대리모의 뱃속에서 아기를 키우는 방법입니다. 


이 경우 대리모의 난자가 임신에 사용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기와 유전적인 관계가 없습니다. 대리모는 '낳아주신 어머니'이긴 하지만 생물학적 어머니는 아닌 거죠.


다행히 이 아이는 건강하다고 합니다. 출처:johnchapple.com/MEGA


<BBC> 보도에 따르면 앨런은 대리모 의뢰를 한 부부의 아기를 임신한 상태에서 배란을 했다고 합니다. 굉장히 희귀한 경우인데요. 즉, 하나의 수정란은 의뢰자에게서 왔고, 다른 하나는 앨런 자신에게서 왔습니다. 대리모 의뢰 부부의 수정란이 착상되고 난 후 자신의 난자도 수정돼 자궁에 자리잡은 겁니다. 쌍둥이처럼 보였겠죠.


의사들은 처음엔 하나의 배아가 두 개로 분리돼 쌍둥이가 됐다고 생각했습니다. 중복임신을 생각하지 못한 겁니다. 특히 두 배아 중 두 번째 배아는 조숙한 상태로 태어날 위험이 큽니다. 하지만 다행히 이 불행을 피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중복임신은 있을 수 없는 일은 아닙니다. 지난 2016년 호주 브리즈번의 한 여성은 쌍둥이를 임신하고 열흘 뒤 한 명의 태아를 또 임신했습니다. 케이트 또한 임신한 상태에서 배란을 했다고 하네요. 하지만 지금까지 10여건에 불과할 만큼 희귀한 현상인 것은 분명합니다.


이승아 에디터(singavhihi@scientist.town)

이웃집과학자 명예의 전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