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한 번 해보겠습니다
이 나비는 남미에 서식하는 모르포 나비입니다. 날개의 파란 색감이 아름다운데요. 제가 한 번 이 파란색의 색소를 추출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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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소를 추출할 수... 없었습니다.
색소를 가지고 있어서 파란 게 아니었던 겁니다.
이인식 교수의 책 <자연에서 배우는 청색기술>에 따르면 기본적으로 모르프 나비 날개의 파란색은 날개의 규칙적인 미세 구조와 빛의 반사, 간섭에 의한 결과라고 합니다.
나비 날개의 독특한 표면 구조가 파란색 빛만 반사하기 때문에 푸르게 보이는 건데요. 이렇게 구조 때문에 색이 나타나는 걸 '구조색(structural color)'이라 합니다.
파란 날개의 비밀, '라멜라 구조'
오사카 대학의 슈이치 키노시타 교수의 연구진이 2008년 발표한 논문 <Physics of Structural Colors>에 따르면 이 날개에 규칙적으로 포개져 있는 라멜라 구조가 파란 빛을 만든다고 합니다. 위 사진 (b)를 보시면 기왓장처럼 생긴 게 바로 라멜라 구조입니다.
빛이 날개를 비추면, 이 구조에서 파란 파장은 보강 간섭이 일어납니다. 무슨 말이냐. 같은 파장대의 빛이 만나 그 세기가 더 강해지는 거죠. 그 결과 이렇게 쨍한, 푸른빛 날개를 자랑할 수 있습니다.
일본 데이진 섬유와 닛산은 이 모르포 나비 날개의 구조색에 착안해 섬유를 개발했습니다. 이름은 모르포 나비에서 따온 모르포 텍스(Morpho tex)입니다. 파란 색소 없이 푸른 빛을 내던 나비처럼 이 직물에도 염료가 들어있지 않다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