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태양? 한국이 '제일 잘나가~'
인공태양? 한국이 '제일 잘나가~'
  • 김영돈
  • 승인 2016.12.30 16:30
  • 조회수 9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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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인공태양 ‘KSTAR’ 최장시간 운전 기록 달성

KSTAR 내부의 플라즈마, 이미지 제공 국가핵융합연구소
KSTAR 내부의 플라즈마, 이미지 제공 국가핵융합연구소

지난 12월 14일 대전에 위치한 <국가핵융합연구소>는 한국형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 ‘KSTAR(Korea Superconducting Tokamak Advanced Research)’가 고성능 플라즈마 운전모드(H-mode)를 70초 동안 가동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습니다. KSTAR가 2015년 성공했던 55초보다 15초 가량 길어졌습니다. 기존 중국 연구팀의 60초도 상회하는 세계 최장 시간 운전 기록입니다.

 

고성능 플라즈마 운전모드(H-Mode)란 용어가 다소 어렵죠. ‘High Confinement mode’의 약자입니다. 핵융합 반응이 잘 일어날 수 있는 고성능 플라즈마가 자기장의 영향으로 갇힙니다. 열이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고 안정적으로 유지된 상태가 되는데 이를 일컫습니다.

 

‘70초’ 대단한가?

핵융합과 핵융합발전의 원리, 이미지 출처 한국원자력문화재단
핵융합과 핵융합발전의 원리, 이미지 출처 한국원자력문화재단

사실 핵융합이란 개념도 생소하실 수 있는데요. 자세한 원리는 이웃집과학자에서 기사로 다룬 적이 있습니다. 

☞ <인류, 태양의 심장을 탐하다> 더 자세히 보러가기

 

간단하게 설명드리면 핵융합은 태양이 에너지를 내는 원리와 같습니다. 가벼운 원자핵들이 융합해 더 무거운 원자핵이 되는 과정에서 에너지가 발생하는 현상이죠. 이 에너지를 열로 바꿔 수증기로 발전기를 돌리면 전기를 얻을 수 있습니다.

김현석 박사, 이미지 제공 국가핵융합연구소
김현석 박사, 이미지 제공 국가핵융합연구소

태양은 강한 중력을 가진 천체이기 때문에 내부의 강한 압력으로 수소 원자들의 핵융합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지구에서는 핵융합이 발생할 정도의 중력을 구현할 수 없죠. 대신 1억도 이상의 고온 플라즈마를 이용해 인공적인 핵융합을 만듭니다.

 

<국가핵융합연구소> 원자핵공학부 김현석 박사는 “핵융합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세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며 “첫 번째는 ‘플라즈마의 밀도’ 둘째는 ‘플라즈마의 온도’ 그리고 ‘플라즈마 유지 시간’”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국가핵융합연구소>의 이번 연구는 세 번째 조건인 ‘플라즈마 유지 시간’에서 한국이 선도적인 기술력을 보유했다는 사실을 증명한 셈입니다.

 

핵융합의 목표는 ‘핵융합로’

KSTAR, 이미지 제공 한국핵융합연구소
KSTAR, 이미지 제공 한국핵융합연구소

김현석 박사는 “핵융합 연구소의 목표는 ‘핵융합로’가 되는 것”이라며 “현재는 고온의 플라즈마를 만들어 유지하는데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지만 언젠가 투입된 에너지보다 산출량이 더 많아지고 또 지속적으로 가동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각광받고 있는 핵융합 에너지에 대한 전망을 밝힌 것인데요. 핵융합에너지는 풍력이나 조력 에너지처럼 조건이 까다롭지 않고 화석연료의 온실가스 걱정도 없습니다.

 

원전과는 달라

비교 대상으로 거론되는 원자력발전과도 전혀 다릅니다. 김현석 박사는 “원자력 발전은 ‘핵분열’이고 (우리의) ‘핵융합’과는 다르다”며 “원자력 발전소의 경우 5년 분량의 에너지원을 저장해두고 발전소를 가동하지만 핵융합은 에너지 공급을 즉시 중단할 수 있어 안전사고의 위험이 크지않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핵발전소에 대해 대중들이 가진 불안감에 대해 “핵융합에는 저준위 방사성 폐기물이 나오긴 하지만 원자력 발전소에서 나오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보다 훨씬 처리가 쉽기 때문에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아직은 멀었다

세계 주요 핵융합 실험로의 발전단계, 이미지 제공 국가핵융합연구소
세계 주요 핵융합 실험로의 발전단계, 이미지 제공 국가핵융합연구소

이런 꾸준한 연구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핵융합의 직접적인 혜택을 보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김현석 박사는 “과거에 반짝하고 꺼져버리던 플라즈마에 비하면 장족의 발전”이라며 “이번 연구성과를 위해 전 세계적으로 20년 이상의 연구가 필요했다”고 말했습니다.

 

과거 KSTAR 제어시스템 분야를 담당했고 현재 국제핵융합실험로 ITER(International Thermonuclear Experimental Reactor)에서 근무하는 박미경 박사는 “핵융합 연구는 단일 국가의 역량으로 완수하기 힘든 재원과 시간이 필요하다”며 “1988년부터 계획되어 2005년부터 프랑스 남부 카다라쉬에 건설되고 있는 ITER가 그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습니다.

ITER 건설 부지와 구조도, 이미지 제공 국가핵융합연구소
ITER 건설 부지와 구조도, 이미지 제공 국가핵융합연구소

ITER는 핵융합연구 장치로서 플라즈마 지속시간을 약 400초 이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우리나라의 KSTAR와 유사한 외형에 같은 재질의 초전도체를 사용하지만 규모가 훨씬 커진 것으로 이해하면 쉽습니다.

 

다만 <한국핵융합연구소> 담당자의 설명에 따르면 ITER의 부지는 축구장 60개 면적에 총예산 12조원 이상이 투입된다고 합니다. 미국, 러시아, EU(28개국), 중국, 인도, 일본, 한국 총 34개국이 참여하고 있는데요. 그야말로 ‘인공태양’을 위한 인류의 거대 프로젝트인 셈입니다.

 

박미경 박사는 ITER의 첫 실험 ‘First Plasma’가 2025년으로 승인 되었고 “별일 없다면 2045년 쯤이면 ITER의 상위 단계인 핵융합 발전 실증로 DEMO(Demonstration fusion power plant)가 만들어 지지 않을까”라고 전망했습니다.

 

관심이 필요해

국가핵융합연구소의 네티즌초청행사 현장
국가핵융합연구소의 네티즌초청행사 현장

국가핵융합연구소는 이러한 현황을 알리기 위해 22일 네티즌 초청 행사를 개최했습니다.

 

행사를 담당한 김현석 박사는 “핵융합은 앞으로 상용화 가능성이 확실하지만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한 분야”라며 “물리학을 포함한 전공 분야 뿐만 아니라 행정, 기술직에 해당하는 주변 분야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강조했습니다.

 

ITER의 박미경 박사도 “ITER에서도 좋은 조건을 제시하며 담당자를 채용하고 있는데 직급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분야를 가리지 않고 채용 중”이라고 현황을 전하며 “선행 연구자들이 힘든 부분을 다 만들어 놓을테니 학생들이 20년 뒤에 ‘장난감’을 마음껏 가지고 놀아달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KSTAR 앞에서, 이웃집과학자를 찾아보세요, 이미지 제공 국가핵융합연구소
KSTAR 앞에서, 이웃집과학자를 찾아보세요, 이미지 제공 국가핵융합연구소

전문가들의 바람처럼 이날 네티즌 초청 행사에는 학생들이 많이 참여했는데요.

 

분당에서 온 정명선님은 "중학교 1학년 아이가 평소 물리학에 관심이 많아서 같이 참여했다"며 "직접 설명을 들으니 더 이해가 쉽고 관심이 생긴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제주에서 온 14살 김동현 군은 “평소 입자물리학과 핵융합에 관심이 많았다”며 “책에서만 보던 KSTAR를 실제로 봐서 기쁘고 KSTAR가 가동중일 때 다시 보러오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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