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마지막을 장식한 <라라랜드>

 

지난해 12월 7일 개봉한 <라라랜드>가 누적 관객 250만을 돌파하며 2017년에도 여전히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USA투데이> 등 주요 외신 보도에 따르면 톰 행크스는 미국 텔류라이드 영화제 도중 <라라랜드>에 대해 “신이 이 영화를 이 땅에 주신 것에 감사할 따름”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합니다.

영화평론가 이동진씨는 자신의 브런치를 통해 8.0이라는 높은 점수를 주며 “마법의 터치가 곳곳에서 꽃길을 내고 폭죽을 쏘며 샘물을 파는 것만 같다. 쓸쓸한 결말임에도 보고 나면 이상하게 행복감이 차오른다”고 자신의 감상을 전했습니다.

배우 지망생 엠마 스톤이 분한 미아와 라이언 고슬링이 연기한 재즈 피아니스트 세바스찬을 통해 꿈을 좇는 청춘의 열정과 사랑을 그린 영화 <라라랜드>는 관객들에게 짙은 여운을 남깁니다.

여러분에게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은 무엇이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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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라라랜드 예고편 갈무리>

아하! 이게 그 천문대..?!

이웃집과학자가 주목한 장면은 영화 속에 등장한 천문대 댄스 신이었습니다. 미아와 세바스찬의 감정이 고조되며 우주를 배경으로 춤을 추는 초현실적인 장면이 연출됐던 곳이죠. 예고편에도 삽입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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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라라랜드 예고편 갈무리>

영화에서는 이 천문대가 어떤 곳인지 구체적으로 알려주지 않습니다. 알고보면 여기는 과학적으로나 영화 측면에서도 깊은 의미가 있습니다. 제임스 딘을 전설로 만들어준 영화 <이유 없는 반항>의 마지막 장면이 촬영된 ‘그리피스 천문대’ 입니다.  

 

그리피스의 이름을 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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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그리피스 천문대 공식 홈페이지>

<그리피스 천문대>의 정확한 위치는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의 로스 펠리스(Los Feliz) 구역 할리우드 산(Mount Hollywood) 남사면, 그리피스 공원(Griffith Park) 내부 입니다.

천문대는 시(市)에서 운영합니다. 명칭은 부지 기증자인 기업가 그리피스(1852~1919)의 이름을 땄습니다. <그리피스 천문대> 홈페이지를 보면 그리피스는 이 부지를 시에 기증하면서 “시민들에게 주는 크리스마스 선물이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천문대는 그가 사망하고  16년 후인 1935년 5월 14 일에 완공돼 정작 본인은 직접 눈으로 보지는 못했다고 합니다.

 

‘푸코의 진자’가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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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그리피스 천문대 공식 홈페이지>

천문대 건물은 동그란 지붕 때문에 얼핏 무슬림 사원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돔 안에는 ‘Zeiss’라는 이름의 12인치와 9½ 인치 굴절 망원경이 들어있다고 홈페이지에 소개돼 있습니다. <그리피스 천문대> 자료를 보면 1935년 개장이래 700만이 넘는 사람들이 이 망원경을 이용했다고 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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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그리피스 천문대 공식 홈페이지>

낮에만 운영되는 태양 망원경도 있는데요. 세개의 반사경을 통해 태양을 포착합니다. 안구에 유해한 태양 광선은 필터로 걸러냅니다. 덕분에 접안렌즈로 직접 태양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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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그리피스 천문대 공식 홈페이지>

중앙 원형 홀(main rotunda)에는 신기한 모양을 한 청동구(球)를 볼 수 있습니다. 12m 위 천장에서부터 선에 매달린 무게 108kg ‘푸코의 진자’라는 장치인데요. 1851년 프랑스의 과학자 장 베르나르 레옹 푸코가 지구의 자전을 증명하는데 사용했던 장치를 재현했습니다.

청동구에 작용하는 힘은 중력과 장력뿐이므로 일정한 방향으로 ‘진자 운동’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지구의 자전에 의해 천문대 바닥이 움직이죠. 때문에 우리 눈에는 청동구가 시계 방향으로 도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리피스 천문대> 측 설명에 따르면 푸코의 진자는 32시간 만에 한 바퀴 회전하고 천문대의 청동구는 24시간 마다 한 번씩 회전한다고 합니다.

 

대중에게 다가서는 ‘공공 천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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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그리피스 천문대 공식 홈페이지>

1935년 개관 이후 레이저쇼 극장을 제외한 <그리피스 천문대>의 시설은 무료로 운영됩니다. 대중에게 과학이 좀 더 친숙하게 다가가기를 원했던 그리피스의 바람에 따른 운영 방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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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별마로 천문대 소개 글>

우리나라에도 영화 <라디오스타>에 등장했던 영월의 <별마로 천문대>가 있습니다. 다소 접근성이 아쉽죠. 로스앤젤레스 도심에 있는 <그리피스 천문대>가 굳이 과학에 관심이 없더라도 야경을 즐기는 명소로 유명한 것과 비교하면, 자라나는 우리의 과학 꿈나무들이 앞으로 어떤 비전을 품을 것인가 힌트를 주는 것만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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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라라랜드 예고편 갈무리>

물론 우리 주변에도 명소로 만들 만한 곳이 있습니다. 노원구 <서울시민천문대>라거나 용산구의 <과학동아천문대> 등이 있죠. 영화의 여운이 남는다면 망원경 앞에서 셀카 한 장 어떨까요. 소중한 사람과 함께 한다면 그 곳이 ‘라라랜드’ 아니겠습니까.

김영돈 기자(zeromoney@scientist.town)